낚시

지난얘기[06/10/22]태안 마검포

강바다* 2011. 10. 27. 16:57

새벽 5시 반 기상...

준비는 간밤에 다 끝내놨기에 아이스박스에 얼음만 넣고 바로 출발했다.

 

가을.. 대형 등푸른 생선들의 시즌이 끝나고 있지만 연속 장거리 낚시가 부담스럽다.

식구들 눈치도 봐야하고 경제 사정도 봐야 한다.

갑갑하고 손맛 그리워도 그냥 가까운데로 다녀야한다.

장거리 낚시는 한달에 한번...현아엄마와 약속을 했다.

예전 생각하면 이것도 어디인가.. 꿈도 못꿨던 외박....

 

이럴줄 알았으면 경기 좋을때 장거리 낚시 좀 다닐껄...

그땐 낚시를 너무 모르던 시절이었다.

 

아직 어두운 도로를 달린다.

안중시내 김밥집에서 김밥 두줄을 사서 먹으며 평택항으로 내달린다.

김밥은 안중 할머니 김밥집의 솜씨가 단연 최고다.

평택항 도착도 전에 김밥 두줄이 게눈 감춰진다.

 

여명 전의 안중 시내 골목...김밥을 사들고 다시 올라탄 차안에서....

 

 

평택항에 도착하니 이내 동이 터서 훤하다. 6시 20분..

쓰던 낚시에 빙어를 달아 수심 3m 정도에 던져 논다.

낚시 한대를 더 펴서 반짝이 카드채비를 매단다. 발밑에 내려 고패질..

평택항에서 삼치를 노려본다.

생미끼 채비 낚시대에 입질....그러나 요놈이 맛만 보고 지나친다.

다시 카드채비 고패질....바닥까지 내렸다가  감아 올리는 중에 강한 입질이 온다.

35cm 삼치 한수..

그런데 갑자기 공사차량들이 들어온다. 일요일인데도 부두공사는 계속되나 보다. 

바로 짐 챙겨서 철수한다.

 

오후에나 들어가려 했던 안면도를 이른 아침에 출발한다.

간만에 천수만 방조제낚시에서 밑밥 4장을 갠다. 오후 고등어낚시를 위해 넉넉히...

꽃지해수욕장을 지날 무렵..잔뜩 짓푸린  하늘이 이내 빗방울을 날린다.

예상했던 비..

실로 오랫만의 단비다.

낚시에는 불편하지만...반갑다. 마치 내가 농부인양...

 

오전 9시 구메항 근처 갯바위로 향한다.

비는 날리고 바람도 꽤 분다.

초들물 2시간 정도 크릴을 써봤으나 제대로 된 입질이 없다.

 

 

마검포 전경...특이하게도 갯바위에 등대가 있다. 학공치 비늘 때문에 안개같은 잡티가 있다.

 

오후에 계획했던 마검포로 자리를 옮긴다.

마검포항은 안면도 입구쪽의 작은 포구다. 해수욕장도 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낚시꾼들이 제법 많다. 고등어가 나오는 바람에 많이 몰린듯.

올해는 이상시레 고등어가 귀했다. 작년은 9월부터 꾸준하게 올라왔는데...

밑밥을 뿌리자마자 고등어 떼가 요동을 친다.

겨우 한뼘 크기..서해안에서 이정도면 크다고 해야할 듯...

발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고등어떼는 마치 참치떼와 흡사하다.

날렵하게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면 보기에도 시원하다.

그런데 연거푸 2마리를 잡아 내니  감쪽같이 사라진다.

 

아무리 밑밥을 뿌려대도 고등어가 모이질 안는다.

들물인데도... 고등어가 이럴때가 있군....

계속되는 비에..고등어가 사라치니 꾼들도 거의 철수한다.

방파제는 이내 한적해진다.

목줄찌 채비를 하여 학공치나 노리자.

밑밥에 학공치들이 발밑까지 접근한다.

근데 씨알이 작다...22~30cm정도... 손질하려면 손만 귀찮을듯...

잡고 놔주고...잡고 놔주고...옆에서 보던 이가 놓아줄 바에 자기 달란다.

꽤 잡아 주었다.

 

마검포...정박중인 배들과 포구마을...

 

 

일몰 한시간 전....4시50분  정도..

고등어가 다시 왔다.

고등어들이 들어오면 바다가 요란해진다.

쏜살같이 떼거리로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갓변의 작은 숭어새끼들이 놀래서 텨오르고 멀리에선 학공치들이 놀래 줄행랑친다.

 

학공치의 깔짝거리는 입질과는 달리

고등어는 무척 과격하게 미끼를 나꿔채간다.

그 씨알이 작더라도 급하게 먹어치우는 식성은 대단하다.

그래도...예민한 찌가 아니면 잡지 못한다.

스무마리 정도 잡고 더 어둡기 전에 철수한다.

민장대로 잡으면 많이 잡을듯하다.

 

계획대로 고등어를 잡았다.

준비해간 큰 아이스박스에 물을 채우고 기포기를 틀어... 9마리를 살려 담았다.

새로운 시도다.

고등어 살려올 생각은 애시당초 무리다.  워낙 성질이 급하기에...

차에 싣기도 전에 3마리가 죽어서 건져내고...출발...

집에 도착하니 3마리 살아 있다....

나의 기쁨..

아이들의 환호성...

간에 기별만 간다해도....고등어회는 별미다.

 

그렇게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