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내 냉장고 포인트는 따로 있었다.. 일명 O포인트..
찌낚시 하기에 좋은 곳인데..
항만공사로 갈때마다 모습이 변하더니 한달 전 쯤 쏟아 부은 흙자갈 때문에 그나마 붙어 있던 뼘치 우럭까지 싹 사라졌다.
그리고 비포장 공사길을 차로 20분 이상 들어가는 S포인트...
올 5월 아낌없이 3짜를 내어주던 기막힌 곳...그 곳은 자동차 진입 자체를 막아놨고..물론 지금 여름 씨알은 잘다.
이제 편하게 할만한 마지막 포인트..D..
그래서 오늘도 D포인트로 왔다..
그런데 그제의 그 자리가 사람이 바글바글..청년 대여섯명이 단체로 왔다. 어쩔수 없이 저~ 옆으로 이동..
진입이 편한곳이라 다소 위험한 직벽이지만 사람이 많이 온다.
오늘은 작정하고 처박기낚시를 해보지만.. 잔챙이 두마리 나오고 입질 뜸하니 영~ 재미가 없다.
귀찮아도 다시 찌낚시 채비로 바꾼다.
이곳에서 찌낚시 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듯...
공사 중인 낭떠러지 항만에서 직벽을 내려보며 찌낚시하는 이상한 사람은 나밖에 없겠지..
시간이 좀 지나니 청년들 철수..올때마다 자주 뵙는 할아버지 한 분만 남으셨다.
얼른 그 자리로 이동..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니 반가이 맞아 주신다.
요즘 이곳으로 오면서 잡은 우럭은 거의 할아버지를 드렸기에 나에 대한 인상이 좋으신듯..
이곳 D포인트만 2년 째 오신다는 70대 할아버지..
이곳에서 나와 마주치는 날을 세어보니.. 거의 나 만큼 낚시를 나오신다 ㅎ
그저께 3짜 두마리 잡았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반신반의.."여기에 그렇게 큰게 있어??"
입질 뜸한 시간.. 할아버지와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가끔 잔챙이 하나씩 올라오고...
만조가 가까와 오자 뼘치급들이 슬슬 올라온다.
그러던 중 수심 4m에서 묵직한 손맛..
오늘도 역시나.. 만조 30분 전에 31cm 한마리를 미꾸라지가 꼬셔 온다.
"여봐요... 나오죠??" ㅎㅎ
직접 보시더니 자못 놀라시는 듯하다. "어 진짜로 나오네~ 그건 진짜로 크네~"
2년 동안 거의 격일로 오시면서 3짜 씨알은 못보셧다니..이해가 좀 안간다. ;;
내가 운이 좋은게 아니라...할아버지가 운이 없으신거다..
지난주에 단체로 오는 청년들 우럭 포 떠논거 보니 3짜 충분히 되겠던데..
할아버지만 못잡으셨나보다 ;;
30 이하 몇마리는 잡는대로 할아버지 드렸고 마지막 나온 요 녀석만 들고 왔다.
아침은 회반찬.. ;;
너무 늦은 시간이라 만조에 철수.. 초날물은 노리지 못했다.
*역시 우럭이 나오는 포인트라면 그곳에서 모든 계절, 모든 물때를 경험해보고 그 자리를 판단해야 한다.
항만이기에..수심이 15미터가 넘고 직벽...찌낚시가 힘들어 외면했던 D포인트..
그 곳이 한여름 비수기에 3짜를 안겨주는 명당이었다니!!
*우럭 낚시에서 제일 아쉬운 점은 손맛을 여유롭게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먹이를 문 다음 바로 돌틈으로 원위치 하는 습성 때문이다.
특히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잠깐 릴링을 멈추는 것 만으로도 처박기 일쑤다.
그래서 급하게 릴링 하다 보면 손맛이라는 건 순간으로 지나가 버린다.
그러나 장애물이 거의 없는 직벽포인트에서는 조금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저 녀석으로 몇 분 동안 ..내 굶주린 손맛을 달래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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